1945년 필리핀 마닐라 전역에서
라이트닝을 몰던 제49 전투비행대의 어느 파일럿이 "엔진이 피격됐다! 냉각수가 샌다!"라고 외치는 무전을 듣습니다.
이 파일럿이 곤경에 빠진 전우를 돕는다고 이렇게 조언을 합니다: "정신차리고, 다른 프로펠러의 회전방향을 바꿔."
그 조언을 들은 파일럿 曰: "빌어먹을. 하느님. 내가 모는 것은
머스탱이라고!"
라이트닝은 엔진이 두 개 달린 전투기였고, 머스탱은 엔진을 하나 실은 전투기였습니다. 또한 두 기종 모두 액랭식 왕복엔진을 사용하는데, 액랭식 엔진은 일단 피격되면 냉각수가 누출되면서 엔진이 멈춰버리기까지 하는 단점이 있지요. 그리고 라이트닝은 두 개의 엔진에 붙은 프로펠러의 회전방향이 서로 반대입니다. 즉 왼쪽 엔진은 왼쪽으로 돌고 오른쪽 엔진은 오른쪽으로 도는 것이지요. 이렇게 서로 반대 방향으로 프로펠러를 돌림으로써 쌍발기는 기체의 균형을 잡습니다만, 만약 다른 엔진이 고장날 경우 쌍발기는 남은 엔진의 프로펠러 방향을 바꿈으로써 기체의 비행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요컨대 라이트닝의 조종사는 쌍발기에게나 쓰이는 대처법을 단발기 조종사에게 알려주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