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준비가 전혀 없는 서울과 한국에 대한 비판에 답하는 어설픈 변명





무명잡설가님의 말씀처럼 서울 불바다의 진정한 대가는 경제적 가치 손실 쪽에 있는 것은 맞다.

그리고 러트웍의 비판처럼 서울의 경제적 가치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한 대책들을 만들고 집행하는 일에 있어서 한국인들이 전혀 손도 대지 않았던 것도 맞다. 이점은 비판이 맞긴 하다.




그런데, 러트웍이 놓치고 있는 점이 하나 있다.



보통의 한국인들은 북한의 서울 파괴 위협에 대한 대책으로 서울이 가진 수도로서의 기능들을 다른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을 먼저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북한의 공갈에서 가장 확실하게 대응하는 방안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레고리 헨더슨이 지적한 것처럼, "서울은 한국이다." 즉, 한국의 모든 기능들과 이들을 관리하는 권력들이 모두 서울 한 곳에 집중되어 있다.


이 결과, 한국인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확실한 대책인 수도의 지방 이전은 서울이라는 지역에 자리잡은 그 모든 기능들을 이전해야 하기에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발생하게 된다.

그 비용의 규모는 북한의 공격으로 인해 파괴된 서울의 건축물들을 재건하는 비용에 맞먹을 지도 모른다.

게다가, 현대 도시 지리학의 연구 성과들 중 일부는 기존 핵심 도시에 집중된 기능들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이전하는 투자 대비 산출량이 기존 핵심 도시의 기능을 개선하는 투자 대비 산출량보다 확실히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노무현 정권 시절 수도이전에 대해서 상당수 보수주의계 여론주도자들이 말했던 반대 이유들 중 하나다. 심지어 안보적 위협은 오히려 서울 사수를 통해서 이겨야 하지 도망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덤으로,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서울 불바다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응책인 수도 이전은 필연적으로 세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지만 세금이 오르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극히 소수다. 대다수는 세금을 올린 정파에 대해서 극단적인 반대로 돌아서고, 대개는 정파의 권력 상실로 돌아 온다.


심지어 서울을 북한의 공격으로 부터 받게 될 인적 물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비용 조달을 위한 세금 인상조차 반대하는 정파가 지금 청와대와 국회를 장악한 상태다. 이건 운동권만이 아니고, 보수주의 정파들조차 권력 상실이 두려워서 말도 꺼내지 않았던 것이 과거의 모습이었다.



그리하여, 서울은 20여 년 전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위협을 줄이기 위한 설비 투자는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민주화의 결과, 일어날지 확실하지도 않은 사태를 막기 위한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투자금 조달을 위한 세금 인상으로 인한 권력 상실이 두려운 정치꾼들이 정계를 장악하였기에 일어난 일이다.



애당초, 국제 정치와 안보를 포함한 국내 정치와 경제가 지나칠 정도로 한 지역에 집중된 탓에 정치와 경제의 교류가 정경융합도 아니고 정경유착이 되어 버리는 인문지리적 현상의 여파일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by deokbusin | 2018/01/13 16:22 | 푸념, 악담, 그리고 기쁨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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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흑범 at 2018/01/13 18:42
서울 사람들에게는 안된 말이지만, 서울에 집중된 것이 그나마 만약의 사태에 타 지역 폭격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도 있긴 합니다.

그래봤자 북한이 한 곳을 집중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뿐이라 별 의미없긴 합니다만...
Commented by 지나가던과객 at 2018/01/18 20:58
시오노 나나미의 바다의 도시 이야기에서 콘스탄티노플에 대해 한 얘기가 생각나네요. 위기가 지속되면 일상이 되버려서 오히려 위기에 둔감해진다는 얘기였습니다.

현재 대한민국도 북한의 위협에 '익숙해'진 상황이다보니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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